너무나 슬퍼졌을 때, 우리는 단지 슬프다 는 생각만 하진 않는다. 눈물이 흐르고, 몸이 떨리기도 한다. 분노로 혈압이 오르기도 하고, 놀라서 긴장하기도 하면, 심장은 두근두근거리고, 손바닥에는 땀이 맺히기도 한다.
이처럼 감정이 일어날 때는 신체 내부의 생리적인 변화가 동시에 일어나는 경우가 자주 있다. 감정은 마음속에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생리적인 변화를 동반한 일시적인 강한 감정의 상태를 심리학에서는 '정동' 이라 부른다.
울어서 슬프다 - 제임스 랑게의 이론
하염없이 울고 있는 사람을 보면 우리는 자연스럽게 슬퍼서 우는 구나 생각한다. 슬프다는 감정이 원인으로 운다는 생리적인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제임스는 슬퍼스 우는 것이 아니라, 우니까 슬프다고 생각했는데 우리의 직감에 반하는 의미도 있어서 상당히 많은 비판을 받았다. 그렇지만 정동에 대한 연구를 자극했다는 의미에서 상당한 의의가 있다.
얼굴 표정이 기분을 만든다 - 톰킨스 안면 피드백 가설
웃는 얼굴은 즐거운 기분, 화난 얼굴은 불쾌한 기분을 일으킨다. 톰킨스는 인간은 태어나면서 특정한 표정의 패턴과 특정한 정동 상태가 연결되어 있다고 이야기 했고 본인에게는 그것을 알지 못하게 안면에 웃는 얼굴일 때의 표정 패턴을 만들게 하고 그 사람은 자연히 기분이 좋아진다고 주장했다.
실험을 진행하였는데 실험 참가자를 2조로 나누어 한조에는 펜을 치아로만 (입술은 닿지 않게) 물고 다른 조는 펜을 입술로만 ( 치아를 사용하지 않고) 물게 하고 만화를 읽게 하였다. 나중에 만화의 재미를 평가하게 하면 치아로만 펜을 물었던 쪽의 사람이 만화를 좀더 재미있게 평가했다고 한다.
펜을 치아로만 물었을 때의 표정을 잘 보면, 양쪽의 볼이 올라가 있고, 마치 웃는 얼굴일 때와 흡사한 표정 패턴이 되었다.
반면 입술로만 펜을 물었던 사람의 표정은 입술이 좁아져서 마치 불쾌할 때의 표정 패턴처럼 되어 있다. 자신이 불쾌한 얼굴을 하려고 하진 않았지만.
톰킨스 가설에서는 웃는 얼굴의 표정패턴은 즐거운 기분, 불쾌한 얼굴의 표정 패턴은 불쾌한 기분을 일으킨다는 하였는데 치아만으로 펜을 물었던 사람은 무의식 중에 즐거운 기분이 되고 만화의 평가도 높아져 버렸다고 한다.
여러 가지 다른 상황이 발생할 수 있지만 톰킨스 가설을 일상에 응용하는 것이 꼭 소용없는 것만은 아니고 왠지 우울한 때에 입아귀를 위로 올리고 웃는 얼굴을 지으려 하면 침체되었던 기분에서 회복하는데 조금을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