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회 란 무엇인가?
곤란한 처지에 놓은 사람이 있다면 도와 줍시다. 다른 이에게 함부로 상처 입히지 말것. 다른 사람의 것을 마음대로 취하지 말것. 같은 우리 사회에는 인간관계에 대한 다양한 룰 (사회규범) 이 있다.
누군가에게 배웠다고 하는 확실한 근거가 없더라도 해도 좋은 일과 해서는 안되는 일, 즉 선악 판단 기준의 잣대를 보통의 사회생활 속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익힌다.
사회 속에서는 일반적으로 규범에 반하는 행동을 하면 모종의 제재 (벌) 를 받게 된다.
다른 사람을 해 하면 주위 사람들로부터 상해죄를 묻게 될 수 있다.
자기 눈앞에 곤란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보고도 지나쳐 버리면 눈에 보이는 형태의 벌을 받진 않더라도 주위 사람들로부터 무정한 사람으로 치부되거나 책망 받는 등의 사회적인 제재를 받는다.
만일 단지 제재를 피하기 위해 사회 규범을 지키는 사람이 있다면 어떻겠는가?
도둑질을 하다 들키게 되면 범죄가 되니까 도둑질을 하지 않는다.
도와주지 않으면 비난받를 게 분명하니 도와준다
집단 따돌림 하다가 들키면 주변의 욕을 먹으니까 하지 않는다.
규범을 자기 안에 내면화하지 않는 사람은 제재가 없다고 하면 간단히 규범을 깨뜨릴 것이다.
가게의 물건을 훔쳐서는 안된다는 것을 지식으로서는 알고 있더라도 동급생이 간단히 훔치는 것을 알고 나면, 들키지 않는다면 나도 한 번 해봐야 겠다 (모델링) 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죄책감도 생기지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은 필시 권위에의 복종이나 익명 상태에서의 무책임 행위와 같은 행동도 일어나기 쉽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반해 사회 규범이 내면화되어 있는 사람은 따돌림 따위를 해서는 안되니까, 나는 안 하겠다 고 생각하듯, 제재가 있든 없든 상관없이, 규범에 따른 행동을 취하는데 자발적 동기를 부여 받게 된다.
이와 같은 사람이라면 규범이 자신의 신념이 되기 때문에, 어떠한 상황에서도 그 상황에 휩쓸리지 않고 이성적인 행동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왜 살인이 안된다는 거지?
요즘에는 원조교제라는 매춘행위를 가볍게 여기는 소녀들이 많다. 또는 터무이 없는 이유로 간단히 살인을 하는 사람도 있다.
왜 이렇게 범죄로의 문턱이 낮아져 버린걸까?
지금 사회에서는 보통의 사회생활이 공유되기 어려워졌다는 것이, 그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할 수 있다.
가족의 상태나 라이프스타일, 가치관 등이 다양화 되면서, 지금까지 오랜 세월 우리에게 있어서 당연하다고 여겨졌던 규범이 규범으로서 기능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어렸을 때부터 동네 친구와 뛰놀고, 싸우고 하면서 인간관계에 대해 실제로 배우는 것이 당연했다.
또한 부모님뿐만 아니라, 근처의 노인 분들에게 꾸중을 듣거나 칭찬을 받으면서 무엇이 옳고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하는지를 몸으로 자연히 기억할 수 있었다.
게대가 부모님 세대와 자녀 세대 사이에서 상당 부분 똑같은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사회 규범이 자연스럽게 내면화되었던 것이다.
이것도 시대의 필연이라 할 수 있겠지만, 지금은 보통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준도 흔들리고 부모와 자식의 가치관도 어긋나 있다.
그러면 사회전체에서 같은 규범을 공유하는 것이 불가능하게 되고 이러한 사회 상태를 아노미 (anomie) 라고 한다.
결국 해서는 안되는 일을 머리로는 알고 있더라도 그러한 규범이 내면화되지 않아 규범을 벗어난 행동으로 바로 치닫게 되는 것이다.
왜 살인은 안된다는 거지? 원조교제를 해도 뒤끝이 없으면 되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하는 아이의 말은 아노미 상태의 사회를 잘 보여주는 예다.
아무리 사회의 규범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었다고 해도, 우리가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다.
적어도 자기 안에 이것만은 절대 안돼! 라는 규범을 내면화하여 그때뿐인 상황에 몸을 맡겨 행동하는 일이 없기를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