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한테만 하는 얘긴데....는 주의할 것
누구한테도 말하면 안돼..너(자네) 한테만 얘기하는 건데...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이와 똑같을 말로 다른 사람에게 그 비밀을 누설할 가능성이 높다.
그는 어떤 비밀을 누군가에게 털어 놓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때문에 그 반 작용으로 누구한테도 말하지 말라 고 말하는 것이다.
표현은 조금 다르지만, 자네한테만 말하는데...라며 선심을 쓰듯 하는 것도 자네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말하고 싶은데....라는 말과 다름없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자시느이 가슴 속에만 간직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에게 그 사실을 알려주고 싶다는 충동이 일어난다.
그런 마음의 동요가 일어나는 까닭은 다음과 같다.
우선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것 자체가 너무 부담스러운 경우다.
누군가에게 비밀을 털어놓지 않고서는 어깨를 짓누르는 그 짐을 벗어던질 길이 없다.
따라서 너한테만 말하는 건데...라는 식의 단서를 붙이며 비밀을 털어놓고 싶은 것이다.
아무도 모르는 비밀을 자기 혼자만이 알고 있다는 점을 상대방에게 자랑하고 싶어서다.
이는 매우 성숙되지 못한 성격 때문에 일어나는 충동이다. 또 아무도 모르는 사실을 어느 특정인에게 얘기함으로써 그 사람과의 관계를 확고하게 하고 싶다는 욕구에서 나오는 경우도 있다.
결국 두 가지 중 어느 경우든, 누설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는 신경증적인 마음이 작용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들이 누설한 비밀의 내용이 개인적인 신상에 관한 뜬소문에 불과하다면, 그 사람과의 개인적인 인간관계가 서먹서먹해지는 정도에서 끝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직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이 기업의 극비 사항을 누설하거나 동료들 사이의 인간관계를 훼손시킬 만한 스캔들을 누설했다면 이것은 단순히 개인만의 문제에 그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그 사람이 속해 있는 조직을 뒤엎을지도 모르는 결과를 낳고 말 것이다.
한 조직의 성원으로서 이와 같은 무책임한 말을 내뱉지 않기 위해서는 우선 조직과의 동일성이 확립되어 있어야 한다.
이러한 동일성이 성숙되어 있지 않은 조직원은 비밀을 누설하지 말라 는 주의를 아무리 되풀이해서 들어도 소용이 없다.
엄격한 조직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그들이 상사의 명령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조직에 대한 동일성이 확립되어 있는 사람, 즉 사회성을 제대로 갖춘 신중한 사람이라면 어떤 긴요한 사항을 상대방에게 알려줄 경우, 상대방에게 어떠한 영향을 줄 것인가, 서로의 인간관계에 변화는 없을 까, 조직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등을 꼼꼼하게 헤아려본 뒤에야 비로소 입을 열 것이다.
샐러리맨들은 특히 개인의 비밀이나 미묘한 인간사에 대하여 자네한테만...이라는 식의 말을 듣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경우 흥미롭게 듣고 흘려버리는 것이 좋으나, 그것으로 인해 자신의 인간성을 테스트 받는 경우도 있다.
간혹 말을 옮기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해서 귀를 막고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극비 정보를 가르쳐 주는 상대방의 진의를 잘 읽는 것이 관건이다.